낮의 길이가 일 년 중 가장 긴 절기인 하지. 24절기 중 10번째 절기인 하지가 지나면 낮보다 밤의 길이가 조금씩 길어진다. 그리고 하지는 일 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는 날이기도 하다. 낮의 길이가 길어 우리나라같이 북반구에 위치한 나라들은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는 시기라고 한다. 그렇게 받은 열 때문에 하지 이후로는 더운 날들이 되는 것이다.
어느 작가님의 글에서 보면, 하지의 낮 시간이 14시간 35분이고, 밤 시간이 9시간 25분이라고 적어 놓았다. 그 차이가 5시간 10분이라고 생각하니 꽤 큰 차이가 나는데 이 정도인지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요즘 날씨를 보면 지난해의 한 여름 기온보다 더 무더움을 느낀다. 필자의 승용차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볼일을 보고 나온 후 차를 타니, 눈을 의심할 실내온도 40이라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었다. 이제 여름이라 불리는 하지가 막 지났는데, 이후 7, 8월의 기온이 어떠할지 사람들마다 걱정을 한다. 이런 기후의 급격한 변화를 두고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 온난화는 지나고 기후 열대화가 도래했다”고 경고했다. 실로 실감이 난다.
스위스는 노인 여성단체 약 2,400명이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아 기본권, 생명권에 침해를 당했다고 유럽인권재판소에 소송을 내고 승소를 했다고 한다. 이는 2022년 여름, 유럽에 폭염 사망자 수가 6만 명이 넘었고, 그중 절반이 80세 이상의 고령자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인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것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여러 가지 기후 이상에 따른 기본권에 보호 의무를 밝힌 것은 이것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이후 전 세계가 많은 기후소송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 89%가 기후 위기를 심각한 위협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조사에서 나타났다. (2023년 글로벌 조사 네트워크 WIN). 여의도 국회 인근에 설치된 기후 위기 시계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 마지노선 1.5도 선을 넘을 기간이 5년 남짓 남은 것으로 본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간 폭염이 8.6배 자주 발생하고, 해수면은 최대 77cm 상승한다고 한다. 필자는 우리가 제1순위로 초점을 맞추어야 할 일은 “기후 대응”이라는 생각이다. 지구의 미래를 당당하게 언급하지 못하면서 미래 청소년, 출산율을 장려할 수 없다. “폭염을 해결하지 않는 정부는 인권침해”라고 하는 스위스 환경단체처럼 우리는 지금 얼마나 기후 위기에 민감하게 대응하는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적극적인 반응을 보일 때임이 자명하다.
두바이는 일 년 치 비가 한 번에 쏟아졌다고 한다. 미국의 시카고는 최고 기록의 뜨거운 날 나흘 뒤 눈이 펑펑 내렸다고 한다. 그린란드 빙하가 시간당 3,000만 톤씩 녹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기후 변화 위기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국가적으로나 기업적, 가정적으로 탄소배출 줄이기, 플라스틱 사용 자제하기, 숲 가꾸기 등등의 대응 방안이 있지만, 이 정도의 대응이 과연 지구 곳곳에서 보여지는 이상기후 징후에 빠른 역할을 할까 싶다. 그리고 이마저도 무감각하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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