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한 사람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러다 장점이 뭐고 단점이 뭐라고 개인의 잣대로 단정까지 합니다. 함께 있던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감정이 무르익어 ‘나 같으면’이라면서 그 사람을 평가하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당사자가 생각지도 못한 누군가로 둔갑 되어, 후일에 복잡미묘한 관계가 되어 힘든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너무나 바쁜 일상으로 만남을 약속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미리 날을 받아두지 않으면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얼굴 보기가 힘들다. 그러나 세계 1위인 통신의 발달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핸드폰, SNS을 통해 얼굴은 못 봐도 눈과 귀로 소통을 하며, 서로의 소식을 공유한다.
나라님도 흉보는 시대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고, 요즘은 누군가 대상이 생기면 마음먹고 일거수일투족을 알아내 세상에 공개하는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마녀사냥인지 분풀인지 돈벌인지 재미인지 모르겠으나 인격이고 사생활 존중이고 없이 무법천지가 되어 한바탕 들끓게 하는데, 그것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내용이면 더 난리가 난다. 결과적으로 내용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이겨내지 못하면 스스로 생을 마감하거나 지옥 같은 세상에서 남은 생을 살아가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된다고 했다. 그만큼 누구나 한 번쯤 해본 경험이 있을 법한, 더구나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모르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를 심리학적으로 살펴보면 자신의 욕망의 투사인 경우라고 한다. 평소에 잘 지내는 관계의 사람이라고 해도 알 수 없는 이중성을 발휘한다고 하니, 인간사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게 서글프지만 맞는가 싶기도 하다.
이참에 얼마 전 알게 된 뒷담화 하나 해본다. 7일에 불과했던 출산휴가를 100일까지 늘려주었고, 남편들에게도 출산휴가를 똑같이 주었다는데,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그 사람이 복이 얼마나 없는지 동성애자 며느리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동성애자 며느리라는 말에 관심이 훅 가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출산휴가를 이렇게 과감히 주었다는 뜻깊은 일은 뒷전이 된 뒷담화의 주인공은 우리가 모두 존경하는 세종대왕이다. 동성애자 며느리가 있다는 것이 정말 복이 없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미 기록에 나와 있는 뒷담화 이야기라 한 번 옮겨 보았다.
유달리 뒷담화 문화가 발달 된 우리나라는 요즘 들어 허위내용이나 고의적인 일들이 디지털 미디어 1인 시대가 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살면서 고의든 타의든 뒷담화에 편승해봤고, 그 폐해를 당해 보기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악의적인 뒷담화는 정보통신망 관련법에 의해서 처벌을 받는다고 하지만, 정신적 고통을 받는 당사자를 생각하면 어떠한 경우라도 하면 안 될 것이다. 우리 충주는 서로 헐뜯고 비하하는 사람들 없이, 칭찬과 격려 그리고 배려와 포용으로 수준 높은 성숙함이 돋보이는 곳이기를 바래본다. 조지 오웰은 생각이 언어를 타락 시키지만, 언어도 생각을 타락시킨다고 했다. 나쁜 말을 자주 하면 생각이 오염된다. 좋은 생각, 좋은 말만 하는 우리가 되어보자. <저작권자 ⓒ 충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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