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성경

김영희 | 기사입력 2022/01/25 [15:53]

얼음 성경

김영희 | 입력 : 2022/01/25 [15:53]

▲ 김영희 시인     ©

보일듯 말듯 / 녹을 듯 녹지 않는 / 성경은 오래 된 얼음 바다 / 우연히 본 / 산상수훈 영화 / 얼음을 녹이는 입김들 /

세월의 땀처럼 / 풀어가는 깨달음 /

에덴의 선악과 / 아담과 하와 혀에 감겨 /

사각의 얼음 성경 /

마음을 여는 천국의 사다리에 / 하나 둘 디디는 별

 

나는 국민학교에 들어가기 전, 성경으로 한글을 깨쳤다. 태어나서 처음 읽은 책도 성경이다. 한글을 읽을 줄 알게 된 후에는 자주 성경을 읽었다. 구약성경은 어린 나에게 마냥 재미있는 이야기 책이었다. 또한 동화책이고 소설이었다. 특히 창세기는 신기하여 눈이 점점 커졌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는 과정은 호기심을 무척 자극하였다. 구약성경속 사람의 나이는 수백 살도 많아서 상상의 나래를 더욱 펴게 했다. 창세기에 있는, 소돔과 고모라와 사사기에 나오는 삼손과 데릴라는 먼지 하나하나 마저 체감하듯 빠져들었다. 어린 나는 성경을 통해 우주만물에 대한 눈을 뜨기 시작했다. 형상은 보이지 않고 말씀만 있는 하나님은 누구실까 궁금했다. 어린 눈으로 하늘을 볼 때마다 태양의 눈은 하나님 눈이고 달의 눈은 지구의 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은 호기심 많은 친구들의 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성경에서 수많은 꽃향기를 맡고 동물의 소리와 모양을 보는 듯 했다. 그리고 노아의 방주와 예수의 십자가는 천국과 지옥에 대한 생각을 하게 했다. 인간세상의 아우성이 생생하게 들리는 듯 했다.

 

아담과 하와가 뱀의 꾐에 넘어가 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따 먹으면서 선과 악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성경을 계속 읽다보니 선악이 싸우는 장면이 너무 많았다. 선과 악은 거리가 없는 사이 같았다.

 

죄로 물들어 가는 세상을 구하려 예수가 죽었다 부활하는 장면도 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개로 오천명을 먹였다는 장면은 무척 흥미로웠다.

 

신약은 구약보다 읽는 재미가 나질 않았다. 신약을 조금 읽다가 지루해서 덮어버렸다. 성경 읽는 재미를 점점 잃다보니 성경책하고 멀어졌다. 그러면서 하나님 마음을 조금씩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님은 왜 에덴동산에 선악과를 만들어 놓았을까. 그 작은 뱀은 하나님 마음을 어찌 잘 알고 하와를 꾀였을까. 하나님은 어찌하여 간교한 뱀을 만들었을까. 선악과 하나 따 먹은 죄 하나님이 사랑으로 용서하였으면 인류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나님은 선악을 만드셨고 인간은 돈을 만들었다. 하나님은 선으로 웃고 악으로 슬퍼하실까. 인간은 돈을 만들어 울고 웃기도 한다.

 

하나님은 지구의 하나님일까 우주의 하나님일까. 당신의 형상으로 만든 최초의 아담과 하와를 뱀의 혀 몇마디에 이럴수 있는지 의문이 생겼다. 아버지는 그런 하나님이 천국으로 구원할 것으로 철석같이 믿었다. 어린 나이에 생각이 많아진 나는 간혹 하늘꿈을 꾸었다. 성경 읽기가 시들해진 나는 교육방송을 즐겨들으며 자랐다.

 

아버지 성경은 한자가 섞여있다. 한문성경을 읽는 아버지 옆에 앉아서 한문을 몇자씩 익히기도 하였다. 그러다 어느날 아버지는 한문 섞인 성경을 선물로 주셨다. 1958년에 출간된 한문 성경이 아버지의 유일한 선물이다. 지금도 그 빨간 성경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읽지는 않는다. 요즘 성경은 새로 만들어서 빨간 성경은 보기가 어렵다.

 

성경을 읽다보면 이해가 어려운 구절이 있다. 성경에 하나님이 나는 너희의 남편이라고 했다가 다른 데는, 자식들이라고 부르는 데도 있다. 일관성이 없는 호칭에 대해서 이해가 좀 어려웠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탓일까.

 

영화 <산상수훈> 독립영화는 대해스님이 종교를 초월해 성경내용으로 만든 영화다. 나는 지인의 초대로 두번 관람했다. 영화는 무조건적인 믿음만 강요할 수 없음을, 철학적인 질문을 통해 논리적으로 풀어간다. 문득문득 안의 꿈틀대던 질문들이 나와서 공감이 컸다. 가끔은 재미있게 읽었던 구절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ㆍ

 

코로나19가 3년째이다. 임인년 설명절은 가장 조용하게 맞이할 것 같다. 명절 쇠러 올 사람도 없고, 갈 곳도 없기 때문이다. 자식을 낳아보니 부모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살아보니 자식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제일 기쁨인 것 같다. 자식에게 걱정이 생기면 부모의 걱정은 몇 배가 된다. 늘 부족한 엄마 때문에 자식들 고생이 큰 것 같아 마음이 짠하다. 명절은 특히 가족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눈 뜨면 하루가 후딱 가고, 눈 감았다 뜨면 아침이다, 설 연휴 끝나면 바로 입춘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써 내려갈 대선이 눈앞이다.

 

국민을 깊이 존중하는 국민을 위한 대통령

대한민국을 빛나게 하는

대통령이 당선되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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