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는 계절이다. 익을 숙(熟)의 本字는 누구 숙(孰)인데 享(향: 삶은 것)과 丸(환: 양손으로 듦)의 합자로 그 음이 誰(수)에 가까워 의문사로 차용되어 쓰인다. 숙(熟)은 뜻을 나타내는 연화발(灬=火=불꽃)部와 음을 나타내는 孰(숙)이 합하여 이루어진 형성자이다. 孰(숙)은 누구, 어느 의뜻으로도 쓰게 되었으므로 본디의 잘 삶는다는 뜻은 연화발(灬=火 :불꽃)部를 덧붙여 익을 숙(熟)이 되었다. 익다. 여물다. 익숙하다. 숙련하다. 의뜻으로도 쓰인다. 잘 알고 있는 손님을 숙객(熟客)이라 하고, 익은 음식을 공여함을 숙공(熟供)이라 한다. 정숙하고 단아한 여성의 미덕을 숙도(熟圖)라 하고, 과일 따위의 익은 정도는 숙도(熟度)라 한다. 고유어로 알기 쉬운 숭늉은 숙랭(熟冷)에서 온 말이고, 삶아서 익힌 달걀은 숙란(熟卵)이라 한다. 가까이 친하게 지내는 사람을 숙인(熟人)이라 하고, 두 자 이상의 漢字가 합쳐 한 뜻을 나타내는 글자를 숙자(熟字)라 한다. 잔치와 같은 큰일 때의 조리사를 숙수(熟手)라 하고, 제사에서 ‘숭늉’을 숙수(熟水)라 한다. 나무에 달린 채 무르녹게 잘 익은 감을 숙시(熟柿)라 하고, 사정ㆍ형편 따위의 어떠함을 자세히 또는 충분히 앎을 숙실(熟悉)이라 한다. 찌꺼기를 없앤 맑은 꿀을 숙청(熟淸)이라 하고, 옻나무 진을 끓여서 만든 칠을 숙칠(熟漆)이라 한다. 곤하게 깊이 자는 단잠을 숙면(熟眠)이라 하고, 돌이켜 깊이 반성함을 숙성(熟省)이라 한다. 잘 다듬어 가공한 돌을 숙석(熟石)이라 하고, 잘 매만져서 부드럽게 만든 가죽을 숙피(熟皮)라 한다. 깊이 생각하여 계략을 짜내는 일을 숙계(熟計)라 하고, 곰곰이 잘 생각함을 숙고(熟考)라 한다. 익숙하고 통달함을 숙달(熟達)이라 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자세히 상의함을 숙담(熟談)이라 한다. 문장의 뜻을 잘 생각하면서 차분히 읽고 음미함을 숙독완미(熟讀玩味)라 하고, 충분히 생각한 끝에 과감하게 실행함을 숙려단행(熟慮斷行)이라 한다. 몸에 익숙하게 밴 버릇은 남이 고쳐 내기가 어려움을 숙습난방(熟習難防)이라 한다. <저작권자 ⓒ 충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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