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이용 장애인 배려 없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장애인 이용 저상버스 달랑 1대 운행…교통지원 미비 지적

홍주표 기자 | 기사입력 2017/09/20 [20:40]

휠체어 이용 장애인 배려 없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장애인 이용 저상버스 달랑 1대 운행…교통지원 미비 지적

홍주표 기자 | 입력 : 2017/09/20 [20:40]

편의시설 부족으로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 곳곳서 우왕좌왕

  

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체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체육대회보다 한 달 앞서 열린 이번 장애인체전은 장애인이 먼저라는 취지와 달리 편의시설 부족과 대중교통 지원 미비 등 아쉬운 몇 가지 개선 과제를 남겼다.

 

915일 장애인체전 개회식에 참석하려 충주종합운동장을 찾았던 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휠체어로 이동 가능한 출입구를 찾지 못해 한참 동안 우왕좌왕해야 했다.

 

안내원조차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지 못했고, 안내도가 있었지만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을 나중에야 발견했다.

 

또 주차장에서 중앙광장으로 이어지는 길 70m에는 경사로나 경사판이 없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애를 먹었다.

 

체전 관계자들이 급히 경사판을 설치하고서야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인도 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한 휠체어 장애인은 장애인체전임에도 일부 시설은 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했다앞으로 열리는 전국체전을 대비해서라도 편의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종합운동장 1층에서 4층까지 연결된 승강기 공간도 좁았다.

 

휠체어 1개가 승강기에 타면 공간에 여유가 많지 않아 승강기를 이용하는 노약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휠체어 선수들의 주차장 이용도 불편했다는 지적이다.

 

사이클 종목에 출전한 한 휠체어 장애인 선수는 선수를 태운 버스도 종합운동장 출입문 앞에 주차하지 못해 장비 길이가 긴 사이클이나 창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장애인 전용주차장은 350면을 확보했지만, 장애인 선수나 노약자들을 태운 대형버스가 종합운동장 출입문 가까운 곳에 정차하기가 불편하다는 점을 들었다.

 

대중교통 지원도 미비해 장애인들이 경기장에 오가는 일조차 어려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 1대만이 경기장 방향으로 운행되고 있었는데, 경기장에 정차하는 노선이 아니라 기존의 노선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그나마 저상버스 운행시간이 오후 5시까지여서 이 시간 이후까지 경기를 지켜보고자 하는 장애인들은 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지난 개회식에서는 공연까지 끝난 시간이 밤 9~10시인데, 정작 장애인을 위한 교통지원은 없었다.

 

충주시는 장애인체전 관람객 편의를 위해 개막식 당일 밤 10시까지 10분 간격으로 셔틀버스를 제공했다.

 

2개 노선의 셔틀버스 외에도 단월방향 시내버스의 노선을 조정해 경기장에 정차하도록 했으나, 특정 구역만을 운행해 장애인들을 위한 노선이라기보다는 일반인을 위한 노선이었다는 지적이다.

 

불편을 감수하고 경기를 보러가도 걸림돌은 또 있다.

 

한 종목의 경기가 끝나고 다른 종목의 경기를 보러 이동할 경우, 교통편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장애인 콜택시가 있지만 사전 예약제로 예약을 해둬야 하고, 예약 자체가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충주사나래장애인자립생활센터 현은주 소장이 종합경기장에서 연수동 자택까지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이동해 봤다.

 

현 소장은 집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30여분이 걸렸다. 어두운 길도 위험했지만, 체전으로 인해 교통량이 늘어 평소보다 훨씬 위험했다장애인들, 특히 일반 대중교통을 전혀 이용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장애인체전은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장애계의 가장 큰 행사 중의 하나인 장애인체전에서조차 장애인이 배제되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낀다오는 10월에 열리는 전국체전이라도 장애인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충주시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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