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식산은행은 미술관으로 부적합하다

이규홍 대표이사 | 기사입력 2017/09/13 [20:15]

조선식산은행은 미술관으로 부적합하다

이규홍 대표이사 | 입력 : 2017/09/13 [20:15]
▲ 이규홍 대표이사     ©

()우체국 사거리에 위치한 옛 조선식산은행 자리를 미술관으로 한다는 것은 식산은행을 보존하는 취지에 맞지 않는 생각이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식산은행이 어떤 곳인가. 우리나라 민족의 식량을 수탈하던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지배를 받으며 성장한 은행으로서 일본의 경제적 침략에 큰 역할을 수행하였던 곳이다. 즉 우리민족 수탈에 앞장서며 악질적 만행을 일삼았던 침탈기관이었던 곳이다. 이러한 곳을 보존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일제 압박 속에서 우리 민족이 억압과 수탈 핍박을 당했던 36년간 고통의 세월을 더 이상 후세들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후세들이 일본의 잔학성과 간악함을 속속들이 알고 더 이상 우리민족이 나라 잃은 설움으로 고생하지 않도록 미래 세대들에게 큰 교훈으로 남기겠다는 뜻이 깃들여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술관 보다는 우리 민족의 아픔과 설움을 담을 수 있는 역사관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자리를 보존하고자 할 때 혹자는 일제 잔재이며 우리 민족 수탈의 원흉을 보존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아픔의 역사를 보존하면서 후세들이 다시는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구역질나는 건물을 보존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이러한 건물이 보존되면서 그 의미를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존되는 문화재는 좋은 역사만 간직되어서는 안 된다. 아픔의 역사 슬픔의 역사도 함께 보존되어야 진정한 역사적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민족 수탈의 역사물을 미술관으로 활용하는 것은 우리민족의 아픔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우를 범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조선식산은행의 보존가치는 우리가 우리 민족의 아픔의 역사를 기억하는데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은 역사를 왜곡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정당성을 부여받으려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만 하더라도 우리의 꽃다운 청춘을 피지도 못하게 짓밟아 놓고 강제는 없었다는 말로 비열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강제하지 않았으면 우리의 꽃다운 처녀들이 자진해서 위안부가 되었단 말인가? 이치에 맞지도 않는 저들의 괴변을 역사 속 실체에서 우리는 기억하고 또 찾아야 한다. 그러기에 보기 싫은 아픈 역사의 유물도 보존하려하는 것이다.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아픔을 전시하고 기억할 수 있는 산 교육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건물이 많이 낡고 훼손되었어도 그것을 수리하여 원형대로 보존코자 한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의미를 잃지 않고 후손들에게 교훈이 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역사 교육장으로 재탄생 시켜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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