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 화재

이대훈 | 기사입력 2017/06/16 [14:32]

고층 아파트 화재

이대훈 | 입력 : 2017/06/16 [14:32]
▲ 이대훈 한국교통대학교 명예교수     ©

지난 14일 새벽에 발생한 영국 런던의 그린펠타워 아파트 화재는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특히 고층 아파트에 사는 많은 사람들에겐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을 터이다. 화재가 발생한지 15분여 만에 24층까지 불길이 번진 것, 또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동작을 하지 않은 화재경보기와 스프링 쿨러, 화재발생 후 불과 6분 만에 출동한 소방차들이 고가사다리가 없어 화재 진압에 속수무책이었던 점 등 우리가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렌펠타워는 1974년 지어진 노후 공공 임대주택으로 5년 전 리모델링 작업을 시작해 지난해 개선 작업이 끝났다고 한다. 이때 단열효과를 위해 건물 외벽에 붙인 알루미늄 합성 피복이 불길을 더 빠르게 번지게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렌펠타워의 임대 관리업체인 켄싱턴앤드첼시 임대관리회사(KCTMO)엄격한 화재 기준에 따라 리모델링이 진행됐고, 각 가구의 현관은 최대 30분까지 화재에 견딜 수 있기 때문에 화재 시 다른 고지가 없으면 그대로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는 내용의 소식지를 발행해 향후 조사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그렌펠타워의 입주자협회는 2013년부터 이 건물이 화재에 취약한 구조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며 수차례 KCTMO에 문제를 제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우리나라는 초고층 대형 아파트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이런 고층아파트에서 화재가 난다면 영국의 그린펠타워 화재와 같이 되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 관계당국은 고층아파트의 화재, 지진 등에 대비한 매뉴얼이 있는가? 또 아파트 입주자들 역시 이와 같은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가 다시 한 번 살펴보고 확인을 해야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신경을 써야할 것은 무신경, 무사안일, 무관심의 3무라는 것이다. 우리들은 어떤 일이든 직접 자신에게 닥치지 않는 이상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습관이 있다.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그렇게 많이 나고 또 사람들이 죽어도 나와는 상관없다는 듯 과속과 음주운전을 일삼는 사람들, 세월호 참사로 수백 명이 죽었음에도 구명조끼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고 또 안전교육 없이 운행하는 낡은 선박들, 맞은 편에서 차가 달려오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휴대폰만 쳐다보며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 이런 모든 것들이 앞서 말한 3()에 해당하는 것이다. 화재와 기타 재난에 대해 개개인도 신경을 쓰고 비상시에 자신이 취해야 할 바를 알아야겠지만 정부 해당부처나 지자체에서도 재난대비 각종 매뉴얼을 실제 상황에 맞게 확인, 점검하고 실제 상황에 맞게 개선해야 할 것이다. 무고한 국민들이 재난을 당해 이리 뛰고 저리 몰려다녀서야 말이 되겠는가! 매사불여튼튼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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