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는 사람을 천천히 죽이는 독약이다” 라는 편협 왜곡된 지식에 대한 반론

허억 | 기사입력 2017/06/14 [08:19]

“현미는 사람을 천천히 죽이는 독약이다” 라는 편협 왜곡된 지식에 대한 반론

허억 | 입력 : 2017/06/14 [08:19]
▲ 허억 명예교수(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면역학교실)   

평소 건강에 신경 많이 쓰는 친구로부터 카카오톡을 받았는데 그 내용인 즉 현미가 좋다고 해서 오래전부터 현미를 많이 먹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인터넷상에서 현미가 천천히 죽이는 독이라 하니 큰일 났다면서 내 몸 안에 독이 가득 쌓여 있어 오래 못 살 것 같다면서 근심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평소 즉시 답 안 하는 내가 급히 이렇게 회신했다. 친구야, 지금까지 먹었든 대로 현미를 즐겨 먹되 현미 량을 줄이고 현미만 편식하지 말고 현미와 더불어 이것저것 섞은 잡곡밥과 채소, 생선, 육류를 골고루 섭취하면 아무 문제될 것 없으니 걱정 뚝 끊으라 했다. 그리고 현미로 흡입된 중금속 같은 독극물질은 너와 같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간의 해독작용에 의해 시간이 지나면 밖으로 배출되며 일부는 필요한 미량원소로 사용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설령 배출되지 않고 체내 축적된 중금속들은 수명이 있어 세월이 가면 자연적으로 점점 사라지게 되니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즐기면서 현미편식하지 않으면 오래오래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했다.

현미에만 중금속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 주위에서 누구나 항상 중금속을 접하고 산다. 차선도색을 비롯한 우리 주위의 각종 페인트에서 나오는 납을 비롯한 중금속, 자동차 매연에서 나오는 비소를 비롯한 증금속, 각종 과일과 곡류들이 살충제와 제초제로 오염된 땅과 공기로부터 흡수된 비소 수은 등 중금속이 있다. 그리고 모든 산야, 각종 광산, 각종 공장 등에서 흘려 나오는 각종 수많은 중금속 및 독극물들은 비에 의해 씻어져 개천과 강 바다로 흘려보내는데, 개천과 강물은 농업용수로 사용되며 이 농업용수를 먹고 자란 곡류 채소 과일 가축들은 우리 밥상에 오른다. 세계 각 도시의 오폐수, 공장지대, 전쟁터 등에 있는 중금속 및 독극물이 비에 의해 씻어져 강물을 따라 바다로 간다. 바다에 온 중금속들은 해조류 및 어류들에 의해 섭취되고 결국은 우리 밥상에 올라오게 된다. 이와 같이 우리는 본의 아니게 항상 미량이나마 중금속을 항상 접하고 살아가고 있다. 이런 중금속들을 마냥 독극물이라고 매도해서는 안 된다. 이들을 미량이나마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되기에 영양학에서는 필수 미량원소라 명명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비소를 과잉섭취하면 복통 피부염 빈혈 등을 유발하지만, 결핍되면 위암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과잉섭취가 문제가 되는 것이지 미량은 우리 몸의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한다.

벼가 세균들이 많은 물속에서 싹이 트고 자라기 위해 벼가 생산하는 파이토케미컬인 자기방어물질이 있다. 이 방어물질이 우리 인간에게 독이라고 역설하는 편협 왜곡된 지식인이 있다. 이 방어물질이 세균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되겠지만, 인간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많은 식물들은 파이토케미컬이라는 식물화학물질을 생산하는데 이는 식물 자체에서는 경쟁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거나, 각종 미생물·해충 등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역할 등을 한다.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항산화물질이나 세포 손상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 건강을 유지시켜 주기도 한다.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아스피린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현미에 많이 들어 있는 식물화학물질 중의 하나인 피트산은 콩류, 과일, 곡류의 외피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천연식품 항산화제로의 순기능과 무기질류의 흡수를 저해하는 역기능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피트산이 지방산 및 대장암 억제, 항산화 및 항암작용, 신장 담석증 치료제로서의 이용성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이와 같이 피트산과 같은 식물화학물질이 역기능과 순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벼처럼 이 세상 모든 동식물들은 종족 번식을 위해 자기방어물질과 자기방어기전을 가지고 있다. 생물과 무생물 중간체인 비루스들은 자기방어물질을 생산해 자기가 살아갈 사람의 면역을 교란시켜 신출귀몰하게 우리 몸 안에서 잘 살아 갈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런 비루스의 자기방어물질에 의한 면역력 무력화에 넘어가지 않고 면역력을 총 동원해 열흘정도면 비루스들을 다 죽여 버린다. 그래서 어른들이 자기 손자가 감기 비루스에 걸리면 열흘정도면 감기 낫는다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번째로 콩의 자기방어물질 얘기인데, 우리가 생콩이나 덜 익힌 콩을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는데, 이런 현상은 콩의 자기방어물질인 효소저해물질이 소화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콩을 익혀 먹으면 콩의 자기방어물질인 효소저해물질이 죽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된다. 새들은 콩을 익혀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새들이 콩을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고 그대로 설사한다. 대변과 같이 설사된 콩은 대변의 보온껍질 역할 덕분으로 혹한을 견디어 내고 봄이 되면 대변의 거름덕분으로 싹이 트고 잘 자라 열매를 맺어 종족을 번식한다.

일부 단편 지식이 모든 것에 다 적용되는 진리인양 말하는 일부 편협한 지식인들이 일반 서민들에게 왜곡된 나쁜 영향을 크게 미쳐 간혹 공포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 심히 유감스럽다. 이 세상에는 간혹 편협한 사상, 편협한 언론보도, 편협한 지식 등이 판을 쳐 왔고 앞으로도 간혹 판을 쳐 혹세무민할 것이다. 그러니 이런 균형이 잡히지 않는 편협한 정보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기 위해 우리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무조건 믿지 말고 한 번 더 알아보고 받아드리는 여과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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