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충주, 그리고 대한민국

강준희 | 기사입력 2017/01/15 [14:23]

반기문, 충주, 그리고 대한민국

강준희 | 입력 : 2017/01/15 [14:23]
▲ 강준희 중산고 교사     ©
충주의 아들, 반기문 전(前) 유엔사무총장이 귀국했다. 10년 만에 유엔에서 전 세계 인류를 위해 봉사하고 돌아온 것이다. 충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직도 노모가 충주에 살고 있는 충주의 아들답게 충주는 환영 플래카드로 가득하다.
반기문은 평범한 집에서 태어나 충주고등학교 시절에 독학으로 영어공부를 하고, 영어 에세이대회에 상을 받아 미국을 방문하여 존. F. 케네디 미국대통령을 만나 그 앞에서, 외교관이 되겠다는 꿈을 밝히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입학하여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꿈을 이룬 일화로 유명하다. 그 이야기는 책으로도 나와 베스트셀러가 되어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이다. 그 후 노무현 정부 외교통상부 장관을 거쳐 전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유엔 사무총장을 10년 역임한 그의 입지전적인 경력으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에게 시대의 멘토로 불려왔음은 물론, 나라의 지도자로 존경받고 있다.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이 특별히 더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기라는 점 때문이다. 우리나라 출신의 유엔사무총장이며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고장 출신의 지도자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보다 더한 영광도 없을 것이다. 오랫동안 나라를 위해 일했고, 인류를 위해서도 헌신적으로 봉사를 했고, 무엇보다 우리처럼 평범한 출신의 사람이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어, 우리 아이들에게도 본보기가 되는 훌륭한 분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존경 받아 마땅하다. 이런 분이 대통령에 출마한다면 누구보다도 앞서 지지해야한다는 의무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경쟁하는 다른 대통령 후보측이나 언론에서 검증하는 과정에서나 선거를 치르면서 발생하는 많은 부작용 속에서 그동안 쌓은 업적과 공이 모두 허사(虛事)로 돌아갈까봐 걱정이다. 또한, 반기문 총장을 존경했던 사람들이 시대의 멘토로 동경했던 대상을 잃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에 앞서 개인적으로 SNS 상에서 동창회 밴드에서도 대통령 출마에 따른 찬반에 대한 의견으로 의견이 나뉘기 시작하고, 충주나 음성 등 주변에서는 시에서 추진하는 반기문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각종 대회나 사업의 명칭을 변경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촛불민심으로 대통령이 탄핵되느냐 마느냐 하는 시기에,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본인도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대선에 나설 것이 기정사실인데, 반기문 총장의 대권도전이 상처뿐인 영광이 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크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평가나 검증과정에서 드러나는 사생활 등의 비난은 차지해두더라도 과연 본인이 계획한 대로 이후의 삶이 진행되어갈까? 하는 생각이 든다. 7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정권을 교체하기보다 정치 자체를 바꾸겠다고 하지만 함께 하겠다는 주변 분들이 이전 정권의 정치인들이고, 촛불민심이 직전의 정권보다는 새로운 정권의 창출을 원하여 대선에서 실패를 한다면, 하지 않는 이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훌륭한 지도자로 인식하고 있는 대다수의 국민이 선거과정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아니라고 해서 과거의 업적까지 폄훼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무엇보다 국민화합과 개혁을 위해 나선다고 하지만 결국 국론분열의 중심에 서게 될 수도 있다. 하루 종일 언론에서 귀국 후 일상과 유엔에서의 발언 하나 하나까지 시시콜콜히 거론되고 있는 와중에 자칫 잘못된 행보로 인해 이 시대 청소년들의 꿈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러지 않아도 꿈을 잃은 시대에, 존경할 사람이 없는 시대에, 우리 청소년들이 갖고 있는 하나뿐인 성공신화를 잃을까 걱정이다. 이제 돌이킬 수 없어 발을 빼기 어렵겠지만 귀국 후 하고자 하는 일들이 모두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을 진정으로 위하고, 특히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바도 충분히 헤아리며 좋은 일을 많이 하여 언제나 자랑스러운 시대의 멘토로, 아름다운 우리의 전설로 영원히 남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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