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운전

이대훈 | 기사입력 2024/11/18 [09:16]

노인들의 운전

이대훈 | 입력 : 2024/11/18 [09:16]

▲ 이대훈 전 한국교통대학교수     ©

오늘 필자는 운전면허시험장에 가서 운전자 적성검사라는 것을 받았다. 2시간여의 강의와 컴퓨터를 이용한 여러 항목의 검사를 받고 새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다. 이제 필자는 앞으로 3년간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교육 중 강사분이 근래 들어 노인들의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며 상세한(?) 데이터까지 제시하며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운전면허를 반납한 사람들의 예를 들어 보여주며 은근히 면허증 반납을 유도하는 눈치다.

 

필자는 차량을 운전하는 노인들의 교통사고가 났을 때마다 꼭 노인들에 의한 교통사고가 이 사회 전체에 큰 문제꺼리나 되는 듯 언론들이 떠들어 대는 것을 볼 때마다 기분이 언짢아진다. 노인 운전자들에 의한 사고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지금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어 노인 인구가 증가했고, 또 우리나라도 자동차가 신발이 되다시피 하고 있어 차가 없이는 어디 한 곳이라도 가기가 매우 불편하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 같은 대도시라면 전철과 버스 노선 등이 잘 되어 있어 굳이 자가용 차가 없어도 다니는 데에 큰 불편이 없겠지만 우리 충주 같은 지방 소도시는 자가용 차가 없으면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필자도 한 때는 시내버스를 이용했었는데, 버스의 배차 시간 간격이 너무 길고 또 노선도 여기저기 빙빙 돌아가서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버스 타기를 포기했다. 택시는 비교적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요금이 너무 비싸 서민들로서는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2년 후면 나이 80이 되는 필자 역시 자가용 차량을 운전할 때면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 웬만하면 그리고 가까운 곳은 걸어 다닌다. 새 면허증을 받으니 면허 기간이 3년이다. 미국의 경우 노인들도 면허 기간을 길게 준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면허 기간을 짧게 정했을까? 어차피 자신이 운전할 형편이 안 되면 핸들을 놓게 마련인데. 면허 기간을 짧게 해 놓는다고 더 탈 사람이 그만 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외국의 경우 노인들이 운전을 안전하게 할 수 있게끔 제도를 마련해 준다고 한다.

 

이 나라는 젊은이들만 사는 나라가 아니다. 그러지 않아도 과거 선거 때 일부 정치인들이 노인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런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직장의 정년도 연장을 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인들 중 자가용을 끌고 산천 유람이나 하는 사람들은 몇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적은 수입이나마 얻어 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한 일을 하기 위해 즉 생계를 위해 차를 운전하는 노인들이다. 경로라는 것이 뭔가? 공영주차장이나 고궁 박물관 등의 입장료를 할인 또는 면제해 주는 것만이 아니다. 노인들이 살기에 편리하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시설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제대로 된 경로가 아닐까? 그런데 이런 글을 쓰자니 노인들도 운전을 좀 더 하게 해달라고 하소연을 하는 것 같아 속이 쓰리고 자존심이 상한다. 참 여러 가지로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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