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고민은 5분만 하자

신옥주 | 기사입력 2021/05/17 [09:32]

우리 모두 고민은 5분만 하자

신옥주 | 입력 : 2021/05/17 [09:32]

▲ 신옥주 주부독서회원     ©

어니 J 젤린스키가 부른 `느리게 사는 즐거움(Dont Hurry, Be Happy)`이란 노래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들에 대한 것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사건들, 22%는 사소한 사건들, 4%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한 것들이다.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진짜 사건이다. 즉 96%의 걱정거리가 쓸데없는 것이다.”

 

나와 남편은 고민을 해결하는 방식도 다르고 고민하는 모습도 다르고 고민에 대처하는 방법도 너무 달라 본의 아니게 다툼을 하게 된다. 남편은 세상 모든 걱정과 불안을 안고 사는 유형이다. 한우 파동이 나면 우리가 이제껏 먹던 고기가 진짜 한우가 맞는지, 소를 키우던 농가는 빚더미에 올라앉는 건 아닌지, 자살하는 농민을 구제할 방법은 없는지 온갖 걱정을 사서 한다. 그런 남편은 나를 보며 정말 세상 편하게 살아서 부럽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한우가 없으면 안 먹으면 되고 조류독감이라서 닭고기가 유통되지 않는다면 돼지고기를 먹으면 되고 이도저도 못먹으면 채식이나 하지 뭐 이런 주의이다. 이런 내가 옆에서 코를 골며 자는 모습을 보면 고민하느라고 잠을 못 자던 남편은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싸움을 걸곤 한다. 평생 섞일 수 없는 견해를 가진 부부이다.

 

나는 고민거리를 오직 두 가지로 나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고민과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이다. 만약 내일 비가 오면 어떻게 하나? 우산을 준비하면 된다. 비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인간은 없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가지고 정신을 소모하는 짓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신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는 신에게 맡겨라. 그리고 오직 내가 걱정해 풀 수 있는 문제들만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라. 비가 거세져 태풍이 오면 그땐 그때대로 다시 고민하면 된다.

 

그렇다고 내가 엄청 낙천적이지도 않고 엄청 행운을 믿는 부류는 아니다. 나도 고민하느라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살도 빠지기도 한다. 그래도 고민고민하다 안해도 되는 고민까지 끌어당기는 짓은 피하자는 주의이다. 내게 어떤 고민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옛날 어른들처럼 이마에 흰 수건을 둘러맨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가? 집을 떠나 방황하며 가출한다고 고민이 없어지거나 해결 방법이 생각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어떤 문제에 대해 내가 우리가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0분도 채 안된다. 무슨 걱정거리가 있건 그것을 종이에 적어 보라. 틀림없이 서너 줄에 지나지 않는다. 그 몇 줄짜리 문제에 대해 10분 안에 해답이 나오지 않으면 그것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그 10분을 질질 고무줄처럼 늘려가면서 하루를 허비하고 한 달을 죽이며 1년을 망친다. 머리가 복잡하다고 하면서 말이다. 사실은 해결방안도 알고 있으면서 행동에 옮기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들을 키우는데 전념하고 싶다면서 일찍 회사를 그만둔 친구가 있었다. 이제 아이들은 성장하여 독립했고, 남편 일은 잘 풀리고 있고 집은 대출을 다 갚았는데도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만날 때마다 걱정하던 친구였다. 고민거리를 늘어놓자면 재취업을 하기엔 나이가 들고 사업을 하기엔 경험이 부족하고 집에서 놀기엔 무료하다는 것이다. 나는 시간이 있으면 여행도 하고 싶고 몇 달은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찾아 읽는 시간도 갖고 싶고, 제주에서 한 달살기 그런 것도 하고싶다고 말하면 또다른 핑계거리를 들고 나온다.

 

‘마음 가는 대로 해라’라는 책에서 앤드루 매터스는 이렇게 말한다.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공부를 하고 사람들을 사귀면서 최대한으로 노력하고 있는데도 인생에서 좋은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을 나는 여태껏 본 적이 없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움직이지 않으면서 누구보고 뛰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앞으로도 한숨, 뒤로도 한숨을 쉬는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고민이 많다고 해서 한숨 쉬지 마라. 고민을 위한 고민은 우리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 그대로 실행하라. 해결책이 보이지 않으면 무시하라. 고민하나 안 하나 결과는 똑같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고민은 5분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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