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만족스럽지 못한 건 나를 몰랐기 때문이다

신옥주 | 기사입력 2021/03/01 [12:23]

내 삶이 만족스럽지 못한 건 나를 몰랐기 때문이다

신옥주 | 입력 : 2021/03/01 [12:23]

▲ 신옥주 주부독서회원     ©

불만에 가득한 고양이가 노려보는 표지를 보고 딸이 키우는 고양이가 생각나 손에 들고 읽게 된 책이다. 반려 동물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심리학 내용이라 처음에는 무척 당황했다. 특히 한해한해 나이가 들면서 내 인생에 간섭하는 사람들이 불편해 만나길 꺼리게 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도 점점 싫어지는 시기가 되다보니 제대로 살라고 충고하는 책이 다시 반갑지는 않았다. 하지만 늘 심리학 책은 나에게 하나 이상의 솔루션을 준다. 지금 생활하는 방식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더라도 (사실 오만이다. 성인도 아닌 내가 늘 올바를 리가 없지 않나) 더 올바른 방식을 보여주기도 하고 개선하여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준다. 이 책의 부제는 ‘당신의 인생 각본을 다시 써라’ 이다. 이 나이에 인생 각본을 다시 쓰지는 않겠지만 하고 생각하다가 아차, 이런 생각 자체로도 내가 이미 머리가 굳어졌다고 느낀다. 너무 많은 내용이 있어 그 중 일부만 발췌해도 넘칠 것 같아 몇 가지만 쓰기로 했다.

 

책 첫 머리에 나는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데, 너무 불안하지 않나요? 라는 질문이 있다. 이 질문은 내가 지난 몇 년 동안 곱씹어보다 얼마 전에 스스로 결론을 내린 문제이다. 꼭 이 책을 통하지 않아도 이미 내 안에서 안정을 찾은 문제라 편안하게 읽었다. 완벽한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위로해준다. 한국인들의 특징인 빨리빨리를 외치는 것보다 서두르지 말고 여유를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20대의 청년들에게 이런 말이 얼마나 와 닿을지가 의문이다. 내가 20대일 때는 이력서만 내면 결격사유가 없는 한 취업이 이루어졌고, 경제인구보다 일자리가 더 많아서 취업도 쉽고, 이직을 해도 급여가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할 수 있던 시대였다. 이젠 청년들이 신발이 닳도록 뛰어다녀도 오라는 곳이 별로 없고, 사람이 할 일을 로봇이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이런 때 조급증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물론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만 급한 사람의 짐을 같이 짊어지는 여유를 우리 어른들이 좀 나누어지는 것도 함께 생각해 볼 일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지만, 타인이 내 세상의 중심이 되고, 정작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 못한 일이라고 조언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본인이니 다른 사람들에게 과잉 친절을 베풀며 나를 낮추지 말고 나를 소중히 여기라고 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그 사람들은 내가 있고 난 다음이다.​ 예전에 나를 먼저 챙기면 이기적인 사람이라느니 저만 안다느니 하며 욕을 하던 세상이지만 요즘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위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타인의 눈을 신경 쓰거나 불편해하는 대신 나의 선택을 확고하게 믿으며 행동하는 것도 좋다.

 

이 책에서는 5가지 주요 개념을 하나씩 나열하며 조목조목 설명한다. 첫 번째는 ‘인생 각본’이다. 삶을 불안하게 만드는 지나친 신념을 깨닫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운다. 두 번째는 ‘과정 각본’이다. 만족스럽지 않은 삶이 반복되는 이유를 찾고 거기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한다. 세 번째는 ‘라켓 감정’이다. 어린 시절에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 감정을 깨닫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감정을 되찾는다. 네 번째는 나쁜 관계를 반복하는 ‘심리 게임’이다. 답답했던 인간관계의 원인을 깨닫고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 간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문제를 외면하는 ‘디스카운트’다. 떠안기가 두렵고, 행동을 바꾸기가 어려워서 외면했던 문제를 똑바로 보고 진정한 삶의 변화를 이룬다. 나는 책을 받으면 늘 목차를 읽으며 쓰여있을 내용을 추측하는데 이 책은 목차가 열일한다. 바꿔 말하면 목차에 모든 내용이 들어있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싶어하는 것만 본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렇다는 것을 살아가며 많이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특히 자신을 객관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사람은 끼리끼리 만난다고 하는데 남이 아니라 나도 그렇다는 것을 알고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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