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 이야기

남상희 | 기사입력 2020/03/18 [13:55]

소소한 행복 이야기

남상희 | 입력 : 2020/03/18 [13:55]

▲ 남상희 시인     ©

“안녕하세요?”라고 지나가는 이웃에게 요즈음 인사하면 결례다. 대화중에 혹시나 하는 의구심에 눈인사로 대신하기도 좀 그렇다. 분위기 탓도 있겠지만 홀로 서기에 익숙하지 못했던 일상생활이 요즘 서서히 익숙해져 간다고 한다. 모임도 한번 건너고 두 번 건너 다 보니 이젠 아예 모임조차 생각이 나질 않는다. 쇼핑의 즐거움에 주마다 한번쯤은 돌아보던 시장도 벌써 한 달, 두 달, 또, 석 달이 되어가지만 조금씩 희석되어 가듯 그 즐거움도 조금씩 잊혀 질까 은근 걱정도 된다.

 

‘아주 금방 괜찮아 지겠지’라고 위로하면서 지냈던 시간들이 은근 늘어나면서 이제는 조금씩 그리움으로 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평범했었던 작은 이야기들도 새록새록 그립다. 놀이방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아 때 아닌 방학으로 들어간 어린 손주 녀석들이 코로나 때문에 친정집으로 온 가족이 들이 닥쳤다. 하루 종일 들썩 들썩이며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닌다. 힘이 장사다. 어린 것이 낮잠을 자야 하는데도 비틀거리면서 잠을 이겨 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 그저 웃고 만다. 적막했던 집안이 매일이 시끌벅적 정신이 없다. 하루가 어찌 지나가는지도 모를 정도다. 말귀도 알아듣고 말도 제법 한다. 의사표현도 제대로 하고 감탄도 어찌나 잘하는지 손주들 때문에 매일 웃음 보약을 먹으며 젊음을 유지했었던 보름이 후딱 가버렸다. 한주 더 있어도 되는데 놀이방에서 와도 된다는 연락에 섭섭함 반 시원함 반이다. 손주 녀석들을 배웅하고 들어오니 온 집안이 텅 빈 것 같다. 갖고 놀았던 장난감들을 한곳으로 담아 놓고, 벗어 놓고 간 앙증맞은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겨 세탁기에 넣고 나니 또 하루가 쉬이 지나간다. 이방 저 방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환청도 들린다. 뽀로로가 작은방에서 포로로 나올 듯도 한데 놀이방에서 잘 놀고 있다고 사진을 보내줘서 그 사진을 보면서 작은 그리움에 또 시간을 쪼개어 하루를 보낸다.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가 하루를 여는데 힘이 되고 있다. 이전에 알지 못했던 소소함이 행복으로 승화된 후론 외부로부터의 차단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힘든 요즘 매사 불편하고 어려움이야 많겠지만 모두가 함께 이겨내야 하는 숙명이기에 더욱 필사적으로 작은 행복을 찾는다.

 

오늘 하루도 묵묵하게 혼자 시간을 보내는데 외롭지 않다. 틈틈이 메시지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는다. 사는데 바빠서 무소식이 희소식 라며 핑계가 변명이 먹혔던 시대가 요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너나 나나 수시로 안부를 주고 받는다. 참 좋은 현상이다. 산책길을 나서 보면 삼삼오오 또는 혼자였던 모습이 요즘은 가족단위로 산책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아마도 코로나 영향도 있는 듯하다. 멀리 고향에 계신 부모님한테도 안부전화가 전보다 자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몸은 갈 수 없으니 걱정스런 맘에 전화기에 불이 잘 정도란다.

 

마음에 봄이 오는가 싶었는데 산자락에 진달래가 먼저 봄소식을 안긴다. 언 땅을 비집고 나온 새싹들이 여기저기서 기지개 펴는 소리도 들린다. 아지랑이도 너울너울 춤을 추며 우리의 몸을 더욱더 나른하게 할진데 이때다 싶게 코로나가 물러갔으면 좋겠다. 과수밭에 나무치기도 끝내고, 농번기에 농촌 일손이 바쁠 시기다. 제철에 필요한 씨앗도 봄기운을 품고 잘 자라났으면 좋겠다. 소소한 작은 이야기가 행복을 안겨주고 느낄 수 있는 힘이 오늘 하루만이 아닌 앞으로 내내 그랬으면 좋겠다. 작은 것에 감동하며 감사함에 행복을 나누는 세상이 우리 앞에 영원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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