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남상희 | 기사입력 2020/02/17 [10:26]

신호등

남상희 | 입력 : 2020/02/17 [10:26]

▲ 남상희 시인     ©

날씨가 봄날처럼 따듯하다. 입춘이 지나서 그런지 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가 내린 후라 그럴까 땅속아래 속삭임 소리도 들린다. 아롱아롱 아지랑이 너울대는 날이 코앞에 다가올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 봄날이 우리 곁에 빨리 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쩌면 요즘 세상을 들썩이게 하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일지도 모른다. 점점 삭막해져 가는 세상이야기 듣는 것도 두렵기만 하다. 공공장소에서 누군가 헛기침이라도 하면 그 소리에도 저절로 민감해 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전 같았으면 오랜만에 지인을 만났다면 얼싸 않고도 남았을 텐데 요즘은 그런 지인을 만나도 악수는커녕 멀찍하게 거리를 두고 눈인사로 대신하는 모습도 자주 본다. 요즘은 목소리는 아는 사람인데 저마다 마스크를 착용해서 제대로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는 실정이다. 각종 단체에서 운영하는 행사도 속속 연기하는가 하면 어쩌다 행사를 치러야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문자를 속속 접하게 된다.

 

상가에선 이구동성으로 경기가 죽었다고 난리다. 손님도 없고, 어쩌다 들어오는 손님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앞선다고 한다. 그런 두마음을 이해 할 것 같다.

 

믿음이라는 마음의 문을 열고 하루 빨리 활기찬 거리로 나가고 싶다. 보고 싶은 지인을 불러내어 차라도 한잔 마시고 싶고, 맛난 밥이라도 같이 먹고 싶다. 안부를 물어오는 소통의 메시지를 보면 온통 ‘코로나19’ 이야기다. 해마다 이맘쯤이면 열렸던 행사도 취소 또는 연기 하는 것이 일상화가 된 것 같다. 매월 추진해 오던 모임조차도 꺼려하는 추세다. 전 같으면 추진하는 사람이 바빠서 다음으로 미룰라 치면 난리치던 지인들도 금방 수락하는 것을 보면 ‘코로나19’의 힘이 세긴 한가보다.

 

마음도 흐리고 하늘도 온통 부옇다. 맑은 공기도 제대로 들어 마실 수 없다는 것에 은근 서글퍼지기도 한다. 언제부터 우린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착용이 생활화 되었을까? 비타민 D가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하루 한번 적어도 30분 이상 햇살과 마주하며 산책을 하라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마음먹고 또 먹었는데 세상사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요즘 들어와서 더욱더 실감한다. 핑계거리가 저절로 생겼으니 말이다. 자신의 건강과 이웃의 건강을 서로 지키기 위한 마스크 착용은 당연한 일이다. 깜박 잊고 아니면 정말 마스크를 사지 못해서 착용을 못한 이웃도 분명 있을 수 있겠다 싶은데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어쩌나 싶은 의구심도 생겼다. 중국열차에 마스크가 없어 승차한 사람에게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마스크 살 돈이 없었다 하니 자신의 마스크를 선 듯 내 주워서 눈시울을 적시게 한 동영상 매체를 보면서 마음이 짠했었다. 매점매석으로 동이 나버린 마스크 품귀현상 소식도 자주 듣게 된다.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상황도 내 주변에서도 일어날 수 있지 않나 싶다. 두 배 세배 값이 올라간 마스크를 구입했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린다.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생활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생필 수품은 인터넷으로 구입하고, 현관 앞에 놓고 간다는 문자가 오면 나가서 들여오기만 하는 세대가 늘었다고 한다. 직장인들이 바빠서 시장을 볼 수 없어서 인터넷 주문이 생활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요즘 들어 택배가 부쩍 많아진 것을 본다. 아파트 출입문 입구에 출몰하는 택배차가 두 배 세배 늘어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택배차를 보면 집신장사와 우산장사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새로운 문화와 함께 믿음으로 활기찬 경제가 살아나는 신나는 그런 날이 곧 오리라.

 

신호등 앞에 우리가 서있는 이유는 금방 파란불이 켜질 거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면 현재 처한 어려운 시기도 신호등처럼 금방 바뀔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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