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보행자의 것이다

이대훈 | 기사입력 2019/07/18 [19:13]

인도는 보행자의 것이다

이대훈 | 입력 : 2019/07/18 [19:13]

▲ 이대훈 청소년을 위한 미래설계연구소장     ©

필자가 사는 엘지아파트에서부터 엘리시아아파트까지는 차도가 넓게 만들어져 있어 많은 차들이 시원하게 달린다. 차도 양쪽으로는 사람이 다니는 인도가 만들어져 있는데 시원하고 넓게 만들어진 차도와는 달리 인도는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 되어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이 다니는 시각장애인용 블록은 이게 시각장애인들이 다니라는 것인지 그냥 마지못해 만들어 놓은 것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더욱 엉망이다.

 

엘지아파트에서부터 성충문구까지 이르는 인도의 오르막길은 그 표면이 마치 뱀처럼 구불구불한데 도대체 도로를 왜 그렇게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구간은 상점 앞마다 인도 블록을 낮게 깔아놓아 이 앞길을 지나가려면 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넘어져 다치기 십상이다. 인도 블록을 낮게 깔아놓을 때는 그곳에 주차장이 있던지 해당 상점으로 장애인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해놓는 것인데, 이곳은 주차장도 없고 또 가게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이도 저도 아니어서 왜 인도 블록을 낮게 깔아놓아 다니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건지, 두 눈과 두 다리가 멀쩡한 사람들도 이 도로를 걸어 다니려면 매우 신경을 써야하는데 하물며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나 어린 아이들, 노인들은 어떻게 다니라는 건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또 한 가지는 시각장애인용 블록이다. 인도의 어느 곳이든 설치돼 있는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이 이곳에도 깔려져 있는데 그 볼록이 여기저기 깨어져 있거나 울퉁불퉁해서 시각장애인이 다니라고 해 놓은 건지 규정상 해놓으라고 해서 마지못해 그냥 해놓은 건지 알 수가 없다. 다른 도시의 인도도 거의 비슷하지만 우리 충주의 인도엔 가로등과 신호등, 가로수와 각종 간판들이 늘어서 있어 사람들은 이 장애물들을 피해 요리조리 걸어 다녀야만 한다.

 

정상인들이 이럴진대 시각장애인들은 어떨까? 특히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은 길 한 가운데가 아닌 차도 쪽으로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길을 걷다 보면 가로수와 가로등, 간판 등에 부딪칠 수 있고 더욱 위험한 것은 그 블록을 따라가다 보면 인도에 설치된 버스정류소에 마주치게 설치돼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쩌자고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을 버스정류소와 맞닥뜨리게 설치해 놓았나! 만약 어느 시각장애인이 이 길을 걸어가다 버스정류소에 부딪쳐 상해를 입었다면 그때 시청 당국자들은 뭐라 할 것인가? 시청 도로정비관계자들은 이런 사항들을 염두에나 두고 일을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거야 말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 아닌가! 필자는 이 지면을 빌어 시청 도로정비담당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뱀처럼 구불구불한 도로, 깨어진 장애인용 보도블록, 좌우로 한 발짝만 움직이면 걸리는 가로수와 가로등 각종 간판들, 당신들 자신이 한 번 눈을 감고 이런 길을 걸어 다녀보라고.

 

 

도로 설치와 정비는 책상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인도는 보행자들의 도로다. 인도를 보행자에게 돌려줘라! 특히 시각장애인용 보도블록은 설치를 하려면 제대로 하고 아니면 다 뜯어버리기 바란다.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을 때 가장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보행자다. 그런데 그 보행자들이 안전하게 걸어 다녀야 할 인도가 이 모양이래서야 어디 선진충주, 아름다운 충주라 말 할 수 있을 것인가! 시청관계자들의 일대 각성과 도로의 재정비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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