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의 음주문화 - 음주의 호불호와 면역질환

허억 | 기사입력 2018/01/02 [15:26]

연말연시의 음주문화 - 음주의 호불호와 면역질환

허억 | 입력 : 2018/01/02 [15:26]
▲ 허억 명예교수(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면역학교실)   

연말연시에 술자리가 자의든 타이든 평소보다 많아진다. 술도 음식인데 적당히 마시면 약이 될 수 있지만 과음은 몸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주지의 사실이다. 술 권하기, 잔 돌리기, 폭음, 2차 가기 등 우리의 음주관행으로 인한 과음은 개인적, 사회적 큰 비용을 치른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술로 인한 질병, 사고, 범죄, 노동력 감소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지난해만 94500억원을 넘어섰다라고 한다. 적당한 주량은 사람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있겠지만 마시고 견딜 수 있을 정도의 술의 분량을 말하는데 한국인의 적정 음주량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권고 지침에 따르면 소주잔 기준으로 남자 45, 여자 23잔 정도라고 한다. 특히 유전적으로 알코올 탈수소효소나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에 돌연 변이가 있는 사람은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는 홍조증이 나타난다. 이런 사람들이 과음하게 되면 인체에 해를 주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축적되어 건강을 치명적으로 악화시키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음주의 호불호 중 먼저 이로운 점 여섯을 나열해 본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과 후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둘째, 진정효과가 있어 숙면을 충분히 취하게 한다. 셋째 위장관에 혈류를 좋게 하고 국소 약리적 자극작용을 해 식욕을 돋구어주는 에피타이저 역할을 한다. 넷째, 겨울과 같은 추운 환경에서 체표면 피부의 혈류를 좋게 해 체온을 유지해 준다. 다섯째, 체내 대사작용을 촉진해 높은 열량을 생산하고 체지방을 높이기에 체중을 늘리고자 원하는 운동선수 같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된다. 여섯째, 야외에서 심한 외상 시 응급조치로 약간의 음주는 뇌의 통증 진정작용을 통해 외상통증 완화를 한다. 반면에 해로운 점 여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신체의 자기조절작용을 상실해 각종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둘째, 과음은 우리 몸의 조직과 장기들에 큰 손상을 입히는데 특히 간, , 뇌의 손상을 초래한다. 특히 심혈관 질환과 고혈압 환자에게는 과음이 치명적이다. 셋째, 음주는 점진적인 신경퇴화를 초래하는데 이유인 즉, 알코올이 지방 친화적 물질이라 신경이 많은 뇌 같은 지방조직에 잘 침투해 신경세포를 녹이기 때문이다. 넷째, 술은 당과 지방을 열량으로 사용하지 않고 이들을 체내 축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비만을 초래한다. 다섯째, 장기간 음주는 알코올 중독을 초래한다. 여섯째, 과음은 간혹 혼수상태와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과음은 또한 면역체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 많은 질병을 유발하는데 이 중 대표적 질병이 면역결핍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이 있다. 면역결핍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은 폐렴, 폐결핵, 후천성 면역결핍증(에이즈, AIDS), 간염바이러스 BC의 감염, 패혈증 등이 있다. 알코올 중독자는 비중독자보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이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알코올 중독자에 있어 폐결핵의 증가하는 발병률과 그 심각성에 대해 세계보건기구가 대단히 우려할 정도로 심각하다. 또한 알코올 중독자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되어 에이즈에 결릴 확률이 비중독자에 비해 현저하게 높다. 알코올 중독자는 비중독자에 비해 B, C형 간염에 잘 걸린다고 한다. B형간염으로 인한 만성간염을 오래 앓게 되면 간경화증으로 진행할 수 있는데, 만성간염 기간에 음주는 간경화증으로 진행할 확률은 훨씬 더 높아진다. 급성 C형 간염 환자의 80% 이상은 만성 C형 간염으로 진행된다. 패혈증이란 녹농균, 대장균,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폐렴균 같은 미생물에 감염되면 미생물이나 그 미생물이 생산한 독소에 의해 오한과 함께 고열, 관절통, 두통, 권태감 쇼크사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질환 역시 알코올 중독자는 비중독자에 비해 걸린 확률이 훨씬 높다. 이런 증상이 심해져 저혈압이 동반되고 소변량이 줄며 패혈성 쇼크가 나타나기도 한다.

과음에 의한 자가면역질환에는 알코올성 간경변과 알코올성 간염이 있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쉽게 얘기해서 자기 자신의 물질이 자기 자신의 정상적인 조직이나 세포를 파괴하는 질환을 자가면역질환이라 한다. 알코올성 간경변과 간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면역체계의 고장으로 간경변과 간염 주위에 자기 조직이나 세포를 파괴하는 원인 물질들 중의 하나인 자가면역항체가 많이 생성된다는 연구가 근래 많이 보고되고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많이 마실수록 잘 발생하며,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간에서 알코올을 대사하는 능력이 떨어져 지방간 발생이 더 심해진다. 알코올성 지방간 중 일부는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으로 진행되어 사망할 수 있다. 알코올성 간경변과 간염 주위의 간 조직이 자가면역항체의 공격으로 인해 만성적인 염증에 시달리게 되고 이로 인해 결국 간세포들의 사멸을 초래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위에 열거한 바와 같이 적당한 음주는 많은 이로움을 준다. 그러나 과음은 염증질환, 감염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에 시달리게 하는 건강상 아주 심각한 문제들을 초래한다. 적당한 음주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적당히 마시는 술은 약이 된다고 하니 우리 다 같이 적량 음주를 꼭 실천해 만수무강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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