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내동 새마을금고에서 북문방향 네거리 우측면에 이르면 특이한 건축양식의 건물을 만날 수 있다. 일제시대 식민지 침탈의 첨병이었던 식산은행이다. 식산은행의 지난 시간을 응시하는 것은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일본은 1904년 8월 내정개선(內政改善)을 구실로 제1차한일협약을 체결하고 고문정치를 시행하였다. 이때 재정고문으로 파견된 일본인 목하전종태랑(目賀田種太郞)은 1905년 6월 1일부터 화폐정리사업을 실시하면서 종래의 백동화와 엽전을 정리하여 일본 제일은행권의 새 화폐로 교환하여 사용하게 하였다.
백동화를 갑·을·병종으로 나누어 갑종은 본래 값인 2전 5리로, 을종은 1전으로 교환해주고, 병종은 교환 없이 폐기하였다. 이에 따라 기존의 백동화 가치는 크게 폭락하였으며, 조선인 상인들은 극심한 자금부족과 함께 점차 파산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조선인 상인들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1905년 7월 상업회의소를 결성하고 집단 철시(撤市)로 대응하면서 정부에 대해 화폐정리사업기금으로 할당된 300만원을 구제자금으로 방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목하전종태랑(目賀田種太郞)이 화폐정리기금 방출을 거부하자 탁지부 대신 민영기(閔泳綺)는 특파대사 이등(伊藤)에게 직접 국고금의 제일은행으로의 집중으로 인한 각 지방의 금융경색 및 납세의 지연을 타개할 대책을 요구하였다. 이등(伊藤)은 목하전종태랑(目賀田種太郞)에게 금융경색과 징세기반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하였다. 이에 목하전종태랑(目賀田種太郞)은 일본의 중소농금융기관인 「농공은행」과 유사한 식민지 개발금융 성격의 「농공은행조례」를 공포하고 1906년 4월 「농공은행 설립에 관한 건」이라는 농공은행 설립절차를 제시하고 설립을 추진했다.
농공은행을 설립하면서 일제는 설립취지를 자금부족의 해소와 농공업의 개량과 발달을 위한 자금의 대부를 내세웠지만 이는 허위이며 위장된 것이다. 목하전종태랑(目賀田種太郞)은 각 지방의 조선인이 요구했던 구제자금의 방출을 거부하면서 조선인의 자금난을 기화로 일제의 금융침탈의 첨병이 될 식민지 금융기관의 설립에 이용했던 것은 물론 식민지에 통화를 보급함으로써 조선인을 식민지 통화와 금융권에 종속시키려는 경제적 침략 목표를 관철시키는데 주력하였다.
농공은행은 내륙지방의 관찰부 소재지에 본점을 두는 지방은행으로 1906년부터 설립되었다. 6월에 한성, 평양, 대구, 전주에서, 7월에는 진주에서, 8월에는 충주, 해주, 경성에서 다음해인 1907년에는 공주에서, 같은 해 8월에는 함흥에서 설립되는 등 전국적으로 단위은행으로 설립되었다.
자본금 10만원으로 시작한 충주농공은행은 비록 식민지 금융 침탈 기구로 설립되었지만 충청북도의 최초의 금융기관이었다. 충주농공은행은 탁지부령에 따라 1907년 6월 한성, 공주, 충주의 3개 농공은행이 통폐합하여 주식회사 한호농공은행 충주지점으로 재출발하게 하였다. 1908년 6월에 충청북도 관찰부가 충주에서 청주로 이전함에 따라 같은 해 9월에는 출장소로 격하되었다. 병탄이후 일본인들의 이주증가와 함께 자금수요가 증가하면서 1912년 8월부터 영업소 신축에 착수하여 11월에 현 성내동 428번지에 완공하였다.
1918년에 일제는 농공은행이 경영파탄에 직면하자 6개 농공은행을 합병하여 식민지 산업금융기관으로 조선식산은행을 설립하였다. 한호농공은행 충주지점은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조선식산은행은 일제의 식민지 경영에 있어 특수한 사명을 지니고 특별법에 의해 설립되었기 때문에 조선총독부의 감독을 받았음은 물론이고 조선총독부 경제정책의 자금조달 역할을 수행하였다.
한호농공은행이 이주 일본인에게 자업자금을 공급하는 척식은행으로서의 기능했다면, 조선식산은행은 식민지 조선에서 식민통치목적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국책 금융기관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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