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급식인가? 의무 급식인가?

강준희 | 기사입력 2015/03/24 [09:09]

무상 급식인가? 의무 급식인가?

강준희 | 입력 : 2015/03/24 [09:09]
▲ 강준희 중산고 교사     ©
2010년에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이 시작되어, 전국적으로 무상급식이 시행되다가 최근 경남도의회가 무상급식 예산 지원 중단을 결정하고, 그 예산으로 서민자녀교육지원사업을 벌이는 조례안을 통과시키면서 무상급식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경상남도가 경상남도교육청에 무상급식 지원 예산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고, 교육청이 법규정에 없는 월권행위라며 반발하자, ‘감사 없는 예산지원 없다’는 취지로 예산 지원을 중단한 것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도의 예산이 부족한 마당에 부잣집 아이들까지 공짜로 밥을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학교에 공부하러 가는 것이지 밥을 먹으러 가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경상남도는 600억 정도의 무상급식 예산으로 서민자녀교육 지원 사업을 벌이는 조례안을 통과시켜 서민들에게 1년에 50만 원 정도의 복지카드를 발급하겠다고 했다. 어느 한편으로 보면 박근혜 정부에서 별도의 복지예산을 증액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별복지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무상급식을 경상남도에서만 시행하지 않아, 경남도민들만 차별을 받는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고, 그동안 급식 자체가 의무교육에 포함되어 전국적으로 지자체장 선거를 거치며 국민적 동의가 끝난 상태로 보아도 무방할텐데, 몇 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소목적인 논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 교육의 의무를 생각하고, 그동안 급식도 교육의 일부라고 생각하여 무상급식을 실시했다면 그 명칭도 무상급식이라기보다는 의무급식이라 해야 옳다. 2010년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이 국내총생산(GDP) 보편적 대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절반 수준에 미치고 있어 보편적 복지를 교육에도 도입하고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여 무상급식이 실시되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를 거부하고 주민투표 과정을 거쳐, 무상급식이 실시되었고, 경기도를 비롯하여 교육감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통해 무상급식은 전국적으로 실시되었다. 그 과정에서 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치열한 논쟁을 거쳤고, 경남에서의 논란이 있기 전까지는 의무급식으로 정착되었었다.

사회적으로 다시 논쟁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핵심을 짚는다면 돈의 문제이다. 무상급식을 할 것인가, 서민들에게 복지카드를 줄 것인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대통령 공약으로 인해 세입은 동결하고 복지는 늘려 기초연금을 두배로 인상해서 지급하고, 정부에서 기초연금인상에 따른 추가비용 보조는 안해주니 지자체에서 예산이 부족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자체는 정부에 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정부는 예산을 마련할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부자감세나 법인세 감면 등의 정책이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고 재원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목적세로 복지세를 신설하거나 대통령이 공약했던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거나 담배세를 더 인상하거나 다양한 방법의 세수 확보를 꾀해야 한다. 침체된 나라 경제 사정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면 기존의 정부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학생들에게 주던 밥상을 걷어찰 수는 없다. 매일 계속되는 공기관의 부정비리 뉴스를 접하지 않더라도 나라의 예산이 정말 꼭 필요한 곳에 알뜰하게 쓰여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다수 국민들이 하고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부담없이 편하게 밥먹으면서 공부도 하는 세상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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